인터넷 방송 플랫폼 숲(SOOP, 구 아프리카TV) BJ인 박가을(30)이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재작년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금 추징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을 찾았지만, 심판원에서도 패소, 현재 행정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오전 조세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조세심판원은 지난 1월 3일 박가을이 국세청을 상대로 제기한 불복 청구를 기각한다고 결정했다.
지난해 4월 조세심판원에 접수된 사건에서 양측 주장을 심리한 결과 최종적으로 박가을의 청구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다.
박가을은 숲과 전속계약을 맺은 파트너 BJ다. BJ 등급 일반, 베스트, 파트너 중 최고 등급인 파트너 BJ가 되면 시청자로부터 받은 별풍선 수입을 숲과 배분할 때 추가 인센티브와 콘텐츠 제작 지원이 주어지는 등의 특권이 있다.
파트너 BJ는 숲 전체를 통틀어 149명뿐으로, 2016년 1월 방송을 시작한 박가을은 2017년 7월 베스트 BJ, 2022년 3월 파트너 BJ로 선정된 바 있다.
사건 결정문에 따르면 국세청은 2023년 9~10월 박가을에 대한 개인통합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이듬해 1월 부가가치세를 추징했다. 박가을이 한창 주가를 올렸던 2019년 1분기부터 2023년 1분기까지 약 5년에 걸쳐 받은 별풍선에 대해 탈루한 세금이 있으니 지금이라도 내라고 경정‧고지했다. 개인통합 세무조사란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등 전반에 걸쳐 납세 기록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다만 추징 금액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알려진 바 없다.
박가을은 “별풍선 수익은 방송용역 공급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가을은 “숲의 이용약관은 방송을 플랫폼 이용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되어 있고, 별풍선 후원을 기부경제선물로 정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별풍선이 사실상 BJ 방송 활동의 대가로 통하는 점을 들어 “별풍선 수익을 방송 용역의 대가로 봄이 타당하다”라고 반박했다. 면세 항목에 개인이 혼자 일하는 개인적 인적용역도 있지만, 박가을이 방송 콘텐츠 제작 등을 위해 스튜디오를 꾸리고 3~7명을 고용하며 사실상 사업체를 운영한 점을 들어 이 또한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조세심판원은 “숲은 BJ로부터 방송 용역을 공급받으면서 시청자로부터 별풍선을 유료로 구입해 BJ에게 후원하도록 하고 있다”라며 “BJ가 다른 대가 없이 방송으로 인한 별풍선 등의 수익을 배분받고 있으므로 별풍선 수익이 방송용역의 공급과 관련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숲은 시청자가 후원할 때 별풍선 1개 당 10원의 부가가치세를 붙여 110원에 판매하고 있다.
박가을 측은 조세심판원에선 졌지만 변호사를 선임하고 행정소송을 준비하는 등 조세불복을 이어가고 있다. 박가을 사건을 수임한 세무대리인은 조세일보에 “박가을 씨 입장에선 큰돈을 억울하게 낸 상황이고 우리는 송사 등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일 오후 조선비즈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날 국세청은 시청자의 후원금으로 고수익을 올리면서 세금을 탈루한 엑셀방송 BJ에 대한 세무조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세무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국세청은 커맨더지코를 비롯해 엑셀방송을 운영하는 고수익 BJ 9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세무조사 대상에는 유명 BJ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 조사 결과 세무조사 대상이 된 엑셀방송 BJ들은 방송 출연 BJ에게 지급한 출연료를 실제 지급한 규모보다 과다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연 BJ에게 출연료로 지급했다가 이중 일부를 뒷돈으로 되돌려 받기도 했다.
가족을 직원으로 등록해 가공 인건비를 지급하거나, 고가 사치품 구매 비용을 사업용 경비로 처리해 세금 신고를 축소한 혐의도 받고 있다.
엑셀방송은 여성 BJ를 다수 출연시킨 뒤 이들의 성적 매력을 어필해 시청자들의 후원금을 받는 방송을 말한다. 방송화면 한 쪽에 엑셀 문서 형식으로 출연 BJ에 들어온 후원금 액수를 게시해 시청자 간 후원 경쟁을 유도한다고 해서 엑셀방송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숲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2024년 별풍선(방송 후원금) 수령 자료’에 따르면 커맨더지코는 약 3억개, 케이(본명 박중규)는 2억 2000만 개, 김인호는 2억 개, 철구(본명 이예준)는 2억 개, 박퍼니(본명 박정선)는 1억 5000만 개, 댄동단장태우(본명 김한상)는 8600만 개의 별풍선을 받았다.
별풍선 1개의 가격은 100원으로, 파트너 BJ 수수료 20%를 제외한 실제 수익은 개당 80원이다. 커맨더지코는 연 240억, 케이는 176억, 김인호와 철구는 160억, 박퍼니는 120억, 댄동단장태우는 68억 8천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풍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커맨더지코는 약 3억 4495만 개, 케이는 3억 3263만 개, 철구는 2억 9746만 개, 김인호는 2억 6228만 개, 박퍼니는 1억 8697만 개, 댄동단장태우는 1억 1614만 개의 별풍선을 얻었다.